벽에 부딪치기:‘버티칼 리미트'는 존재하지 않음을 깨닫기

Hitting the Wall: Realizing that Vertical Limits Aren't

by Jim Collins

September 2003

 

UPWARD BOUND: Nine Original Accounts of How Business Leaders Reached Their Summits라는 책의 1장과 에필로그에 나온 글입니다. Michael Useem, Jerry Useem and Paul Asel 편집.

 

 

1999년에 닉 사가(Nick Sagar)가 더 이상 감당할 수 없는 한계에 봉착했다. 그에게는 콜로라도 라이플 주립 공원에서 가장 어려운 암벽 등반 루트인 더 크루(The Crew)를 오른다는 꿈이 있었다. 20대 시절, 닉 사가가 가장 어렵다는 5.14 루트를 등반하는데 필요한 편집광적 헌신에 그의 삶을 바쳐, 그의 와이프 히서(Heather)와 함께 몇 푼 안 되는 스폰서십에 의지하여 생계를 꾸렸고, 남이 준 에너지 바나 우적우적 씹으며 한 번에 몇 달 씩 암벽 앞에 주차해 놓은 트럭에서 지냈다.

 

그러다가 닉 사가가 자기 꿈이 눈앞에서 무너져 내림을 보았다. 다음 번 시도를 준비하며 쉬고 있던 어느 날, 나쁜 소식이 왔다. 한 장비 회사가 지원해주는 돈이 오지 않았다. 그 루트를 연습할 동안 살기 위해 돈이 꼭 필요한데 말이다. 돈이 떨어지니, ‘더 크루’를 하는 것을 포기할 수 밖에 없어, 일거리를 구하려고 고향으로 향했다. 다시는 그 루트를 오를 정도의 체력을 갖기 어려울 것이고, 다시는 올림픽 게임을 일 년 앞둔 올림픽 10종 경기 선수처럼 날마다 온 종일 트레이닝 외에는 아무 것도 안하며 일 년 내내 라이플 공원에서 지낼 수 없으리라는 것을 그가 알았다. 스폰서십이 끊어지니 그가 목표를 달성할 수 없음이 사실상 분명했다. 몇 달 전 그 루트에 그가 고정해 놓은 장비를 회수했다. 눈물을 뚝뚝 흘리며, 장비를 꾸려 야영장으로 걸어갔다. 그와 히서가 슬픔과 패배감을 느끼며, 친구들에게 작별 인사를 하고, 공원 출구 쪽으로 차를 몰았다.

 

그러나 그 때, 홀로 서 있는 어떤 사람이 손에 무언가 들고 있다가, 길 가운데로 들어섰다.

 

“저건 허먼인데”라고 닉이 말했다. “대체 뭐하고 있지?”

 

허먼 골너는, 50대 중반의 등반 마니아인데, 그 동안 감탄하며 조용히 닉 사가의 노력을 지켜보고 있었다. 닉의 사정에 대해 듣고, 허만이 애스펜의 자기 집까지 도로 차를 몰고 가서, 은행에 들려, 예금을 인출했다. 그래서 지금 여기에 허먼이 손에 현찰을 가득 쥐고, 사가의 트럭에 멈추라는 신호를 보내며 서 있었다.

 

“자, 받게”라고 말하며 돈을 닉에게 내밀었다. “자네는 ‘더 크루’를 끝내야 해.”

 

“아뇨.....안 될 수도 있고.....아니예요”라고 닉이 더듬거렸다.

 

“자넨 받아야 돼”라고 오스트리아 식 액센트로 허만이 정색을 하고 말했다. “거의 다 됐잖아. 다시는 찬스가 없을 수도 있어. 이제 난 늙었지만—다시는 그 꼭대기까지 다시는 못 올라가지만—자네는.....어쩌면 내가 좀 도움이 될 수도 있어. 받아 주게.”

 

사가 부부가 마지못해 그 돈을 받았고, 다시 한 번 시도하려고 닉이 그 루트로 돌아왔다. 이번 등반은 마치 그가 올림픽 금메달을 따려고 시도하는 것과 같았다. 그가 벽의 상단으로 들어섰으며, 힘도 있고 할 수 있다고 느꼈다. 그런데 꼭대기 바로 직전에서 섬뜩한 소리를 들었다. 발밑에서 타다닥 소리가 나면서 암벽화가 바위에서 휙 미끄러졌다. 중요한 발 홀드가 부러지고 말았다!

 

영화에서, 주인공이 꿈속에서 뭔가를 잡았는데 쭉 뻗은 손끝에서 그 물건이 사라지는 것을 보는 순간, 그 꿈에서 깨어나는 장면처럼, 중력이 그의 몸을 바위에서 떼어내 허공 속으로 떨어트리면서, 그 루트의 꼭대기가 잡고 있던 그의 손을 벗어나 위로 휙 날아감을 보았다. 로프가 팽팽하게 홱 당겨지자, 최선을 다한 이제까지의 노력이 허사가 되었음을 알았다. 그리고 이젠, 그 관건인 발 홀드가 없으니, 그 루트가 훨씬 더 어려울 것이다.

 

“거의 포기하고 싶었다”고 그가 말했고 이어서 “하지만 허만과 내 친구들은 나에 대한 믿음이 있었다. 그들을 실망시킬 수 없었다. 발 홀드가 있건 없건, 그 루트를 하기로 사가가 결심했고, 가을 내내 그리고 초겨울까지 그 루트를 연습했다. 드디어, 그 시즌 중 등반을 할 수 있는 마지막 날, 온 사방에 눈이 내리는데, 마지막 시도를 했다. 오버행 바위가 그의 손이 눈을 맞지 않도록 막아주긴 했으나, 그 점 외에는 전혀 도움이 안 되는 날씨였다. 기온이 영하이고 손이 끔직이 시려서 작디작은 에지는 감각이 없었다. 사가가 꼭대기까지 올라가는데 성공하여 드디어 그 꿈을 이루었다.

 

"‘더 크루’에서 배운 게 많으나“라고 3년 후 사가가 회상하며 ”등반에 대해 배운 건 거의 없었다. 내가 배운 것은, 개인이 이루는 최고의 성취는 결코 솔로 이벤트가 아니라는 것, 오직 남이 도와주고 우리를 믿어 주기 때문에 우리가 최고의 경지에 이른다는 것이다. 앞으로 평생 내가 무엇을 하든, 결코 잊을 수 없는 교훈이다.“

 

‘더 크루’ 모험은 등반일 뿐 아니라, 삶의 교실이 되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정상에 이르는 것이 아니고 그 과정에서 배운 교훈이었다—그 길고 힘든 싸움과 모험. “성공 때문이 아니라 그 경험 덕에 좀 더 나은 인간이 될 수 있었다”고 사가가 말한다.

 

등반한지 이제 30년이 좀 지나서, 아마 나는 닉 사가처럼 5.14를 돌파하는 등반을 할 수는 없겠지만, 내 모든 인생관과 직업관은 클라이머로서의 나의 성장과 떼려야 뗄 수 없이 연관되어 있다. 내 십대 초에, 내 의부가 전혀 그럴 생각이 없던 나를 (“차라리 공부나 할래요”라고 내가 칭얼댔다) 등반 강좌에 등록했다. 하지만, 그 첫날의 끝 무렵에는 평생 뜨겁게 좋아할 활동을 찾았음을 알았다. 콜로라도 주의 볼더 시에서 자랐으므로, 바로 집 가까운 곳에 손꼽힐 정도로 좋은 등반 중심지의 하나가 있었고, 사부 역할을 해줄 세계적인 클라이머가 몇 명 있었다. 스탠포드 대학에 입학을 신청했을 때, 스탠포드의 주요 매력 중의 하나는 사암(sandstone) 건물과 기막히게 좋은 날씨 덕에 수업 시간 사이에 그 벽에서 일 년 내내 트레이닝 할 수 있다는 점이라고 신청서에 내가 썼다. (학교 건물 별 위에서 등반하는 것이 스탠포드 알파인 클럽의 오랜 전통이었고, 캠퍼스에 있는 루트에 대한 작은 가이드북까지 출판했다). 어느 날 건물로 에워싸인 사각형 주(主) 광장 내의 철학과 건물 옆벽에 있는 아무도 등반하지 않은 루트를 시도하다가, 내 뒤에서 질질 끌리는 발자국 소리, 그리고 이어서 존 고힌이라는 철학과 명예 교수의 목소리들 들었다: “원, 세상에. 콜린스 군. 실존적 딜레마의 궁극적 해결책이 이거라고 자네는 생각하나?” 그래서 그 루트의 이름을 내가 “끝내야 할 칸트”라고 지었다.

 

암벽 등반이 내게는 최고의 교실이었다. 비즈니스, 경영, 리더십 및 과학적 연구 같은 삶의 모든 면에 적용할 수 있는 교훈을 배울 수 있어서다. 암벽 등반은 자신의 실수로부터 두 번 배울 수 있는 기회를 항상 가질 수는 없는 스포츠이지만—죽음이 배움의 과정을 중지시킬 수 있으므로—나는 운이 좋아 실수했으나 살아남았다. 이 장에서, 등반이라는 교실을 통해 배운 내가 좋아하는 교훈 그리고 그 교훈이 삶과 등반 외의 일에 적용되는 방식을 소개하고자 한다.

 

1) 전력을 다하다가 추락할 때까지(Fallure) 등반하라, 그냥 실패하지 말고.: 정상에 이르지 않고 성공하는 법

 

2) 미래에 있는 듯이 <오늘> 등반하라: 마음가짐을 바꾸어 성공하는 법

 

3) 가능성과 결과를 구별하라: 진정한 리스크를 이해함으로써 성공하고 살아남는 법

 

4) 파트너 공조 협정을 만들라: ‘첫째는 누구’, 그 다음에 ’무엇‘를 할지를 택하는 수련을 통해 성공하는 법

 

5) 운과 자신의 능력을 혼동하지 말라: 성공했기 때문에 죽는 일을 방지하는 법

 

 

교훈 #1: 추락할 때까지 전력을 다하여 등반하라, 그냥 실패하지 말고: 꼭대기에 못가도 성공하는 법 (Climb to Fallure, not Failure: How to Succeed Without Reaching the Top)

 

매트와 내가 오솔길의 굽어진 곳 근처를 걷고 있었는데, 기막히게 멋진 암벽을 보고 길 위에 딱 멈추었다. 손가락 끝만 걸리는 가느다란 실금이 회색과 은색이 감도는 화강암 벽 한가운데를 쩍 가르고 있는, 표면이 매끈하고 약간 오버행을 이루는 바위였다. 이 루트 위 15m 지점에 있는 야구 공 크기의 석영암 손 홀드를 가리키며, “이 루트를 왜 내가 ‘크리스털 볼(수정 공)’이라고 부르는지 알겠지”라고 매트가 말했다.

 

우리가 로프를 묶고, 온사이트 등반을 제대로 해내려고, 그 루트 위로 내가 출발했다. “온사이트”는 첫 시도에 동작에 관한 (지면에서 보고 알 수 있는 것 외에는) 아무 사전 정보 없이 그 루트를 선등한다는 뜻이다. 우리가 하기 전에 다른 클라이머가 그 루트를 등반했을 수도 있으나, 그 어려운 구간을 등반하는 방법에 관한 정보가 전혀 없이, 그리고 누가 그 루트를 시도하는 것을 본 적이 없이 등반하는 것이다. 다른 말로 하면, 아무리 많은 클라이머가 그 루트를 올랐더라도, 온사이트 클라이머에게는 그 루트가 완전히 백지다. 온사이트 할 수 있는 기회는 단 한번이다. 일단 등반을 시작하여, 온사이트를 날리면 (그래서 떨어져 로프에 매달리면), 영원히 그 찬스를 잃는다.

 

그 ‘크리스털’ 밑 약 3미터의 미끄러운 자갈 위에서 발이 휙 빠지면서, 쭉 미끄러지기 시작하여, 작은 에지를 엄지로 감아쥐며 “손가락에 체중이 조금만 덜 실리게 할 수 있다면.....”이라고 혼자 생각했다. 온사이트 시도 중 나오는 아드레날린 때문에, 죽어라 하고 홀드마다 너무 꽉 쥐고 있었다. 마치 너무 걱정이 많은 달리기 선수가 첫 800m에서 너무 빨리 내닫다가, 젖산과 헐떡이는 호흡 때문에 그 경솔함의 대가를 치루고 마는 것처럼.

 

턱걸이 테스트를 해본 적이 있다면, 힘든 스포츠 클라이밍의 느낌을 알 수 있다. 턱걸이를 처음 할 때는 대단히 힘이 있다고 느낀다. 마치 끝없이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한계 가까이 이르면, 처음에는 그렇게 쉽게 느꼈던 그 똑 같은 동작이 도저히 불가능할 정도로 힘들다. 그런데 철봉을 놓고 단 1분만이라도 쉴 수 있으면, 쉽게 두세 번 더 턱걸이를 할 수 있다. 그러나 한번 매달려 연달아 턱걸이를 하려고 하면, 벽에 부딪쳐서, 아무리 의지력을 동원해도 도저히 봉 위로 몸을 끌어올릴 수 없다. 운동 시간 끝.

 

어려운 스포츠 클라이밍은 턱걸이 운동과 비슷하여, 힘 빠지기 전에 꼭대기까지 가는 달리기다. 첫 번째, 두 번째, 세 번째 동작일 때는 너무나 쉬웠던 그 똑 같은 동작이 그 루트의 높은 곳에서는, 가령, 25, 26, 27번째 동작을 할 때는 훨씬 더 힘들어진다. (동작[move]은 그저 손의 움직임을 말한다. 한 홀드에서 다음 홀드로 오른손을 움직이면, 그것을 한 개의 동작으로 계산한다.) 말하자면, 루트가 급경사인 곳에서는 바닥을 떠나자마자 “시계가 재깍재깍 돌아간다.” 시간이 단 몇 분 몇 초 밖에 없어, 머지않아 팔과 손가락이 풀리고 펴지는 시점에 이르고, 그 다음에는 (제대로 되기 바라며) 로프가 잡아줄 때까지 아래로 휙 떨어진다.

 

“숨 쉬어, 짐, 긴장 풀고”라고 맥스의 목소리가 잠시 나를 진정시킨다.

 

엄지를 후킹(hooking)하여 손가락을 쉬게 하는 동안 조금 침착성을 회복하여, 호흡을 안정시키려고 애썼다. 하지만 소용이 없었다. 줄줄이 이런 생각이 떠올랐다: "옆으로 잡는 저 위에 있는 에지(edge)로 오른손이 가야할지 왼손이 가야할지 모르겠네.....그게 틀리면 돌이킬 수도 없고.....제대로 해도, ‘크리스털 볼’까지 올라갈 정도의 파워가 있는지도 잘 모르겠고.....설사 그 크리스털 볼에 이르러도 다음 확보 지점에 로프를 걸기가 불가능할 수도 있고 .....얼마나 멀리 떨어질까?...... 매트가 확보를 잘 보지.....내가 매듭을 확인했겠지.....맙소사, 손가락이 아프네.....하지만 지금은 온사이트야.....망치면 안 돼.....이 루트를 온사이트 할 기회는 단 한번이야.....하지만 온힘을 다해 시도했다가 로프를 걸지 못하면? 엄청난 추락을 하겠지.....하지만 아무데도 부딪치진 않아.....그냥 해봐!.....꼭 그리로 휙 가자!.....잃을 게 뭐 있나?.....오른쪽 왼쪽 오른쪽으로 갈 수 있을지 모르겠네....하지만 큰 추락을 하는 건 정말 싫어.....“

 

재깍, 재깍, 재깍—망설이는 동안 시계가 계속 돌아갔다.

 

“오케이, 매트, 나 갈께.”

 

옆으로 잡는 사이드 풀(side pull)로 오른손. 에지에는 왼발.

 

“어, 어” 잘못된 판단이었다. 왼손이 그 에지로 갔어야 했었다! 몸을 왼쪽으로 돌려 roll 에지(edge)나 작은 자갈, 주름을 찾아 손을 더듬거렸다. 뭐가 됐든, 오른손을 얼른 위에 갖다 놓고 발을 그 옆으로 쓰는 에지로 옮길 수 있어야 했다. 아래와 옆을 향하고 있는 작은 에지 속에 오른손 손가락을 꽉 눌러댔다. 그러나 그건 제대로 당기기에는 옳은 방향이 아니다. 이제 성공할 찬스는 20퍼센트 이하다. 위로 올라가려고 애쓴들, 십중팔구는 떨어질 수도 있다. 9미터 추락이다. 간신히 위로 휙 가도, 다음 볼트에 ‘클립’하지 못한 채 더 높이 올라가게 된다. (클립clip은 확보용 볼트에 매달려 있는 카라비너에 로프를 거는 것을 뜻한다. ’크리스털 볼‘ 같은 오늘날의 루트는 대부분의 경우, 그 루트를 최초로 등반하는 사람이 바위에 로프를 클립하기 위한 확보용 볼트를 박아 놓는다. 이런 볼트는 오직 추락 시 잡아주기 위해서이며, 마지막으로 제대로 클립한 지점까지 2.5 배 정도의 거리를 떨어진다.)

 

“추락!”이라고 밑에 있는 매트에게 내가 외쳤다.

 

“안 돼”라고 그가 큰 소리도 답하며 “‘크리스털’까지 세 동작이야. 거기 가면 회복할 수 있어”라고 했다.

 

“<추락!>”이라고 크게 화낸 목소리로 다시 내가 외쳤다.

 

그런 다음 내가 손을 놓고, 잘 컨트롤된 추락을 하여 로프에 매달리고 말았다.

십분 정도 로프에 매달려 있다가, 회복한 다음 로프 끝에 매달린 채 바위 쪽으로 스윙하여, 도로 그 홀드까지 몸을 끌어 올렸고, 마치 턱걸이 봉 밑에서 쉬어준 듯이, 그 꼭대기까지 등반했다. 그러나 그런 등반은 인정되지 않는다. 깨끗하게 온사이트 하지 못한 거다. 그리고 그 날 후반에, 바닥에서 꼭대기까지 한방에 그 루트를 가까스로 해내기는 했지만—대부분의 기준으로는 성공임—그래도 실패다. 그 루트 싱에서의 실패가 아니라, 내 마음에서의 실패다. 전력을 다해야 할 순간, 결단의 순간, 온사이트에서 파이팅 해야 할 순간에 직면했을 때.....그만, 내가 포기한 거다. (최선을 다한 시도를 하다 떨어지는 실패인) 폴류어(Fallure)가 아니라, (그렇게 하지 못한 실패인) 페일려(Failure)를 한 거다.

 

단순한 실패와 전력을 다하다 추락하는 실패 (Failure and Fallure). 그 차이가 미묘하나 세상에 그렇게 큰 차이도 없다. 추락하는 실패에서도 루트를 오르는데 실패하기는 하나 절대로 잡은 걸 놓지 않는다. 추락하는 실패를 (fallure) 한다는 것은 가능성이 불리함에도 불구하고 100% 전력을 기울인다는 뜻이다. 단순한 실패가 아닌, 추락하는 실패를 (fallure) 해야 자신의 진정한 한계를 발견한다. 물론, ‘크리스털 볼’까지 올라갈 찬스는 20퍼센트 미만이지만, 그냥 포기하면, 결코 확실히 알지를 못한다. 어쩌면 예비로 남겨둔 힘이 있을 수도 있고, 어쩌면 한 동작을 더 하기 위해 버틸 수 있는 파워가 조금 더 남아있어 본인 스스로도 놀랄 수 있을지도 모른다. 또는 아마—그리고 그게 사실이었음이 드러났다—바로 그 다음 홀드가 보이는 것보다는 더 좋을 수도 있다. 바로 그게 문제다. 온사이트에서는 다음 홀드가 어떤 느낌인지 알지 못한다. 온사이트에서 전력을 다 쏟기가 너무 힘들게 만드는 것이 바로 이 애매함이다. 흘드와 동작, 로프 클립 능력 등에 관한 불확실성.

내 인생의 멘토 중 한 분인, 디자인 구루 사라 리틀 턴불이 ‘1992년도 코포레이트 디자인 재단 회의‘에서 했던 연설 중의 한 구절이 있는 벽걸이를 내게 주었다.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어디가..........................................에지

 

인지

 

모른다.

If you don't

 

stretch

 

you don't know

 

where the......................................edge

 

is

 

턴불은, 스탠포드 대학의 변화 연구소(Change Laboratory)의 디렉터로서, 코닝과 3M 같은 메이저 회사의 디자인 컨설턴트로 뛰어난 경력을 쌓은 분이다. ‘코포레이트 디자인 재단‘은 턴불을 “제품 디자인 개발 분야에서 CEO들의 비밀 병기”라고 부른다. 턴불이 언젠가 내게 말하기를, 자기가 한 최고의 디자인 중 몇 개는 거의 실패한 컨셉트라는 벼랑 끝에 있었으나 포기하지 않았을 때 나왔다고 했다. 물론 그녀의 실패하기 직전의 많은—정말 대부분이—디자인이 결국 실패하고 말았다. 그러나 가끔은, 포기하지 않음으로써, 스스로를 전혀 다른 레벨까지 밀어 붙여, 정말 특별한 것이 나오곤 했다. “그리고 바로 그럴 때 돌파구가 생긴다”고 그 분이 내게 말해 주었다. “실패하기 직전의 벼랑 끝까지 이르러야 자신마저 놀랄 일이 생긴다. 정말 전혀 다른 레벨로 가게 된다.” 추락하는 실패(fallure)이며, 단순한 실패(failure)가 아니다.("You have to be on the brink of failure and then surprise yourself. You just go to a different level." Fallure, not failure.)

 

위대한 회사로 오래 지속하는 사례를 연구해보니, 최상의 경영자는 직관적으로 이 아이디어를 이해함을 알았다. 다윈 스미스는 자신의 회사를 도약시킬 때 벼랑 끝까지 가는 실패냐 (fallure) 일반적 실패냐를 (failure) 가름하는 결정을 내렸다. 100년 동안 킴벌리-클라크 사는 평범하게 맥없이 지내왔고, 전통적인 코팅 지 생산이 주업이었다. 다윈 스미스가 깨달은 것은 자기 회사를 위대한 회사로 만드는 최선의 시도는 종이를 기초로 하는 소비재 분야 속에 있다는 점이었는데, 마침 그 분야에서 이 회사가 ‘클리넥스’라는— 코카콜라나 제록스처럼 나중에 그 카테고리와 동의어가 된 브랜드—부업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 회사의 역사와 수익은 전통적 제지 산업 공장에 기반을 두고 있을 때, 그런 소비자 사업 부문을 위대하게 만들 수 있도록 그 회사가 총력을 기울이게 할 수 있을까? 어느 장군이 상륙하자마자 배를 태워버려, 그의 군사가 후퇴할 여지를 없앴듯이, 스미스도 제지 공장을 팔기로 결심했다. 심지어 위스콘신 킴벌리에 있는 공장까지 팔려고 했고, 그 수익금을 모두 소비자 사업에 투척하여, 스콧 페이퍼와 프록터 앤드 갬블 같은 소비재 라이벌과 정면 대결을 하려고 했다. 월 스트리트는 그를 비난했고, 비즈니스 미디어는 그 조처를 어리석다고 했고, 기업 분석가들이 무자비하게 악평했다. 도대체, 그런 2류 제지 회사가 소비자 업계의 거인에게 덤벼들 수 있단 말인가? 그러나 결국, 스미스의 결정이 성공을 거두었다. 킴벌리-클라크가 종이를 기초로 하는 세계 제일의 소비재 회사가 되면서, 결국 여덟 개 카테고리 중 여섯 개에서 프록터 앤드 갬블을 꺾었다.

 

전문 등반 용어로 말하자면, 스미스는 “잡아주는(take)" 능력을 제거한 것이다. ("테이크[take]"는 확보자에게 로프를 팽팽히 당겨 선등자가 잘 제어된 추락을 하도록 잡아달라고 말하는 것으로서, ‘크리스털 볼’에서 내가 실패할 때 매트에게 그렇게 말했음). 물론, 킴벌리-클라크 사가 소비재 사업에서 성공하리는 보장은 없었으나—말하자면 엄청난 선등자 추락을 겪었을 수도 있었다l—성공에 이르는 유일한 길은 (제대로 선등하다) 추락하는 실패에 (fallure) 이르기까지 100% 헌신적으로 노력하는데 달려 있었다. 이런 헌신적 노력이 부족했다면 킴벌리-클라크가 위태한 회사가 될 수 없었을 것이다.

 

이제 나는 인생을 단순한 실패(failure)를 하느냐 추락을 감수하는 실패를 (fallure) 하느냐 간의 일련의 선택이라고 본다. 온사이트 시도와 같이, 인생의 다음 홀드는 불확실하고 애매하다. 그런데 바로 그 애매함 때문에 전력을 다해 시도치 못하고 망설인다. 정신적으로 실패한다. 그냥 놓아버린다. 좀 더 큰 추락을 무릅쓰기보다는 잘 컨트롤된 추락을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힘든 스포츠 루트가 그렇듯, 인생에서 도전하다 추락하기가 (fallure) 두렵기는 하나 위험하진 않다. 창업하든 책을 출판하든 멋진 새 디자인을 만들든, 최선을 다하다 추락한다고 (fallure) 파멸하는 건 아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점은, 자신의 진짜 한계를 발견하는 유일한 길은 단순한 실패가 아니라 (failure), 전력을 다해 노력하다 추락해보는 (fallure) 거다.

 

44세가 되니, 내 몸이 20세 때처럼 홀드를 힘차게 당기며 올라가는 걸 허락지 않는다. 그러나 체력 상으로 잃은 것을 정신력을 키워 향상시킬 수 있음을 그 동안 배웠다. 그래서, 전력을 기울여 하다가 추락하는 실패를 (fallure) 하고자 애쓰며, 계속 오버행 바위 영역에서 연습한다. 심지어 “성공”이라는 개념을 정상에 이른다는 관점이 아니라 정신적 노력의 질이라는 관점으로 재 정의하기까지 했다. PDA에 내가 한 힘든 온사이트 시도를 기록한다. 최근의 리스트는 다음과 같다:

 

2002년도 하드(hard) 온사이트 시도 기록

 

꼭대기에 도착 (REACH THE TOP): 24

전력을 다해 등반하다 추락 (CLIMB TO FAILLURE): 18

 

실패 (포기 및 중단 포함) (FAILURE - LET GO/QUIT): 16

 

총 시도: 56

 

성공률: 72% (Top+Fallure)

 

주목할 점은 "성공률“을 계산할 때, 꼭대기까지 간 횟수의 퍼센트 뿐 아니라, 꼭대기까지 간 횟수의 퍼센트 <플러스> 전력을 다해 등반하다 추락한 (fallure) 횟수의 퍼센트로 계산한다는 것이다. 바로 며칠 전 한번 등반하러 갔을 때, 단 하나의 루트도 꼭대기까지 가진 못했다. 하나도 없었다. 그래도, 이제까지 가장 성공적으로 내가 등반한 날 중의 하나이었다. 왜냐하면 시도할 때마다 전력을 다하다가 추락했기 (fallure) 때문이다. 집에 갈 때 기분이 좋았다. 왜냐 하면, 다른 날에는 내가 심약하다는 느낌이 들었으나, 그 날은 내 마음이 강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결국, 등반은 바위를 정복하는 게 중요하지 않고, , 자기를 정복하는 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전력을 다하다 추락하는 실패의 (fallure) 본질이다.

 

원문 읽기: Hitting the Walls: "Vertical Limits Aren't" 

 

www.jimcollins.com

S. H. Lee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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